꿀벌 서식지가 감소하고
벌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맨드라미와 물망초는 꽃가루와 꿀이 많아
벌들이 특히 좋아하는 밀원식물.
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와 서식지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난 8월 2일 35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씨앗을 미니화분에 심고
다시 화단에 옮겨 심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맨드라미와 물망초는 봄에 심는 것이고
여름에 꽃을 피워 가을에 꽃씨가 열린다고 했다.
여름 장대비에 잎이 다칠세라
여름 땡볕에 잎이 타들어 갈까 걱정되어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맨드라미와 물망초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수녀들이
무덥고 햇볕 따가운 여름에 꽃씨를 심어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걱정되어서
산책하며 수시로 살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꽃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으로 반 체념했는데
맨드라미가 한여름 땡볕을 견디고
장대비를 맞으며 꽃을 피웠다.
한여름에 심어진 맨드라미는 심어진 시기를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았으며
최선을 다해 꽃을 피웠다.
작고 여린 꽃대에서 꽃을 활짝 피운 것이 기적이었다.
꽃이 탐스럽고 커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고
꽃 무리를 이루어 넓은 꽃밭이 만들어져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한여름 땡볕을 이기고
장대비를 이겨낸
그 인내의 시간 때문에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마태오 복음 25장 “달란트의 비유”에서 처럼
하느님께서 맨드라미를 보시며 말씀하신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