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냐?”
총원장 | 고 마리휘앗 수녀
존경하는 한국외방선교수녀회 후원회원님들과 은인들께,
희망의 새싹과 함께 찾아온 부활
땅을 뚫고 솟아나는 새싹의 여린 잎에서 강인함을 느끼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맞이하였습니다. 저희 수녀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보태주시는 모든 분의 일상 속에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기쁜 구원의 소식이 여러분의 삶을 통해 널리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평안하냐?” ? 주님의 근본적인 질문
“평안하냐?” 주님께서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이는 우리의 삶을 꿰뚫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우리 한국 문화에는 누군가를 만날 때 “밥은 먹었는지”, “건강은 괜찮은지”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따스한 정이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던지시는 “평안하냐?”라는 물음 또한, 여러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주님을 믿고 따를 수 있느냐는 도전적인 질문이자, “너의 힘이 아닌 오직 나의 힘에 의지하여 살고 있느냐?”라는 자애로운 확인이기도 합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신뢰의 기도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두려움이라는 장애물을 마주합니다. 그럴 때마다 평화를 잃고 불안해하며, 때로는 초조함에 화를 내기도 합니다. 무슨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과 염려가 앞서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죽음을 이기신 주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시는 방식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길 위에서 고통과 배신을 겪으면서도 주님께서 품으셨던 그 고요한 평화는 오직 하늘 아버지를 향한 절대적인 신뢰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버지께 맡김으로써 죽음과 두려움을 모두 이겨내셨습니다.
지상의 두려움을 넘어 영원한 신뢰로
저는 주님의 마지막 기도인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라는 말씀 속에서 ‘영’이라는 단어를 묵상합니다. 이는 이 지상의 세계를 넘어, 보이지 않는 모든 두려움까지 초월하는 궁극적인 신뢰의 기도입니다. 부활 시기를 지내는 우리는 그분을 따르는 제자로서, 두려움을 극복하신 그 평화와 고요를 간직한 채 꿋꿋이 일상을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부활의 신비로 가꾸는 진정한 평화
2026년 현재,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와는 달리 국가 간의 무자비한 전쟁과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타협보다는 대립이 앞서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불안은 깊어만 갑니다. 평화의 희망이 점점 멀어지는 듯 보이지만,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다시금 초대하십니다. 고통을 통과하는 그 길이야말로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기도와 희생으로 저희를 지탱해 주시는 후원회원님들과 은인들께 깊은 감사와 기도를 드립니다. 비록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일지라도, 그 안에서 주님과 함께하는 ‘작은 죽음’과 ‘승리하는 부활’을 매일 체험하시길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










